레퍼런스 전에, 사람을 먼저 봅니다
디자인을 시작할 때는 항상 긴장이 됩니다.
과연 이 클라이언트는 내가 제안한 디자인을 마음에 들어 할까, 이 사람이 원하는 방향을 내가 잘 맞출 수 있을까 하고요.
‘레퍼런스’라는 건 언제부터 찾기 시작했을까요.
대학 시절 과제를 하면서도, 요즘 유행하는 것들을 찾아볼 때도, 우리는 자연스럽게 무언가를 참고해왔던 것 같습니다. 음악, 글, 그림처럼 형태도 참 다양하고요. 그중에서도 요즘 제 삶과 가장 가까운 건 아무래도 ‘업무에 필요한 레퍼런스’입니다.
작업을 시작하면 참고도 할 겸, 시장조사도 할 겸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합니다. 목적이 있어서 찾는 거지만 어딘가에서는 확신을 얻고 싶은 마음도 같이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알고 있는 사이트는 여러 개인데도 결국 매번 가던 곳을 또 뒤적이게 됩니다.
회사에 다니며 디자인 업무를 빠르게 쳐내던 시절에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일했습니다. 고객사에게 원하는 레퍼런스를 먼저 요청하고, 그 안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작업을 이어갔습니다. 정해진 프로세스 안에서 야근 없이 일을 끝내려면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는 이미 방향이 잡힌 상태에서 빠르게 정리하는 게 더 중요했거든요.
그래서인지 클릭, 클릭, 클릭…. 해가며 어딘가에서 길을 잃는 일은 확실히 덜했습니다. 대신 그만큼 재미있는 해석이나 예상 밖의 아이디어가 들어갈 여지는 적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진 않지만 정말 다른, 작은 한 가지가 있습니다.
레퍼런스를 찾기 전에 이 프로젝트를 의뢰한 사람을 먼저 떠올려봅니다. 담당자일 수도 있고, 대표님일 수도 있습니다.
저 멀리 해외에서 작업해둔 멋진 이미지들도 좋지만 브랜드의 한 끗 다른 결을 담아내려면 가까이에 있는 이 사람들의 이야기를 먼저 보는 게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렇다고 대단한 인터뷰를 하는 건 아닙니다. 대화 중인 카톡방을 눌러 프로필 사진을 본다거나, 인터넷에 검색해서 이 분이 나온 기사나 블로그, 인스타그램에 남긴 글들을 가볍게 훑어보는 정도입니다.
엄청난 사전 조사까지는 아니지만 이렇게 모아둔 작은 단서들을 머릿속에 담아두고 이미지 레퍼런스를 찾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보면 수많은 이미지 사이에서 문득 눈에 들어오는 하나가 있습니다. 이런 느낌 좋아하실 것 같은데…? 무작정 비슷한 분위기를 모아두는 것과는 조금 다른 느낌입니다.
대표님의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고른 이미지라서인지 나중에 다시 봐도 왜 저장했는지 이유가 생기고 기억할 수 있죠.
물론 이게 늘 정확하게 맞아떨어지는 건 아닙니다.
그래도 첫 문의에서의 말투나 미팅에서 나눴던 대화를 떠올려보면 생각보다 많은 힌트가 남아 있습니다.
어쨌든 디자인 일은 브랜드를 표현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그 브랜드를 만든 사람과 함께 일하는 일이니까요. 그 사람을 조금이라도 들여다보려는 과정이 결국은 대표님들이 상상했던 결과로 이어진다고 생각합니다.
스러운스튜디오의 디자인이 항상 대표님들의 이야기 가까이에서 시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스러운스튜디오는 당신의 사업을 가장 __'당신스러운' 방식__으로 표현합니다.
